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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첫 특허를 내기 전에 알아야 할 것

인증 · 지원사업 오웅 변리사·6분 읽기
초기 스타트업 상담에서 가장 마음 아픈 순간은, 좋은 기술을 이미 공개해 버린 뒤에 찾아오신 경우입니다. 데모데이 발표, 크라우드펀딩, 보도자료 — 사업적으로는 다 잘한 일인데 특허법 관점에서는 시한폭탄이거든요. 이 글은 첫 특허를 준비하는 창업자가 돈 쓰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타이밍 → 투자 관점 → 예산 배분 → 사내 정리 순으로 담았습니다.

1. 출원 타이밍: 공개 전 출원의 원칙

특허의 제1요건은 신규성, 즉 세상에 없던 것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없던'의 기준 시점이 출원일입니다. 출원 전에 발명이 공개되면 — 그게 본인의 공개여도 — 원칙적으로 신규성을 잃습니다.

전부 '공개'입니다. 본인 공개에 한해 12개월 내 공지예외 주장이라는 구제 장치가 있지만, 출원 시 절차를 지켜야 하고, 그 사이 제3자가 비슷한 것을 공개·출원하면 꼬이며, 해외에서는 인정 범위가 나라마다 달라 수출 계획이 있다면 사실상 믿을 것이 못 됩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알리기 전에 출원하세요. 완제품일 필요도 없습니다. 핵심 원리와 구성이 정리됐다면 출원할 수 있습니다.

2. 투자 유치 관점에서의 특허

초기 투자 심사에서 특허는 기술의 실체와 진입장벽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객관적 신호입니다. 다만 투자자가 보는 것은 '특허 몇 건'이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정부 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비창업패키지, 디딤돌 R&D, TIPS 같은 사업의 기술성 평가에서 출원·등록 특허는 핵심 근거 자료이고, 벤처인증의 기술 혁신성 평가에서도 그렇습니다. 첫 특허 한 건이 인증·과제·투자 세 곳에서 재사용되는 셈이라, 초기 기업일수록 특허의 가성비가 높습니다.

3. 예산 배분과 출원 우선순위

초기 기업이 IP에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습니다. 원칙은 하나, "경쟁사가 무엇을 베낄 것인가"에서 시작합니다.

상황1순위이유
구조·방법을 보면 따라 만들 수 있는 제품특허 (핵심 1건)기술 장벽이 곧 사업 장벽
브랜드·서비스로 승부하는 사업상표비용이 가볍고(류당 수십만 원) 영구 갱신 가능
외관이 팔리는 소비재디자인 + 상표카피 제품 대응은 디자인권이 직접적

특허를 낸다면 처음부터 여러 건을 벌이기보다 핵심 기술 1건을 제대로 쓰는 것을 권합니다. 부실한 3건보다 단단한 1건이 인증·투자·분쟁 모든 국면에서 힘이 셉니다. 비용 부담은 정부 지원사업과 관납료 70% 감면으로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고, 구체적인 금액 구조는 특허출원 비용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급하게 공개 일정이 잡혔다면 — 완성된 명세서를 쓸 시간이 없을 때는 우선 확보 가능한 자료로 출원해 출원일부터 잡고, 1년 내 우선권 주장을 이용해 내용을 보강한 정규 출원으로 잇는 전략이 있습니다. 임시방편이지만 공개 후 출원보다는 백 배 낫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일단 전화부터 주세요.

4. 직무발명 규정과 권리 귀속

기술은 사람이 만듭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회사를 떠날 수 있습니다. 직원(또는 공동창업자)이 개발한 발명이 누구 것인지는 직무발명 규정과 승계 절차로 정리해 둬야 합니다. 이게 없으면:

창업 초기에 직무발명 보상 규정을 만들고, 기존 출원이 개인 명의라면 빠르게 회사로 정리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규정 도입 기업은 정부 과제 가점 등 부수 혜택도 있습니다.

첫 상담 준비 자료

  1. 기술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 아무거나 — 그림, 발표자료, 시제품 사진 (형식 무관)
  2. 공개 이력 — 어디에 언제 무엇을 공개했는지 (펀딩·SNS 포함, 솔직하게)
  3. 사업 일정 — 출시·펀딩·투자·과제 신청 예정일
  4. 경쟁 제품 — 알고 있는 유사 제품·서비스

이 네 가지면 등록 가능성, 출원 범위, 일정, 비용까지 첫 상담에서 대부분 정리됩니다. 당소는 등록 가능성이 낮으면 낮다고 말씀드리고, 출원보다 영업비밀 유지가 나은 기술이면 그렇게 권합니다. 초기 기업의 돈은 아껴야 하니까요.

핵심 요약

  • 공개(출시·펀딩·발표·SNS) 전에 출원 — 공지예외는 구제책이지 전략이 아님
  • 투자자는 특허 개수가 아니라 핵심 가치와 권리의 일치, 회사 명의 여부를 봄
  • 부실한 3건보다 단단한 1건 — 인증·과제·투자에서 재사용됨
  • 우선순위는 "경쟁사가 무엇을 베낄 것인가"로 판단
  • 직무발명 규정과 회사 명의 정리는 창업 초기에 — 나중엔 비쌈
오웅 대표 변리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 출신. 특허법인 태평양·광장리앤고를 거치며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5개사를 전담 대리하며 누적 400+건의 출원·등록 업무와 20+건의 특허분쟁/심판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창업진흥원 예비 심사위원, 조달청 평가위원 등으로 활동중이며, 지원사업과 연계하여 고객에 가장 적합한 IP 전략을 자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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