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원 타이밍: 공개 전 출원의 원칙
특허의 제1요건은 신규성, 즉 세상에 없던 것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없던'의 기준 시점이 출원일입니다. 출원 전에 발명이 공개되면 — 그게 본인의 공개여도 — 원칙적으로 신규성을 잃습니다.
- 제품 출시, 온라인 판매 페이지 오픈
- 크라우드펀딩 (와디즈·킥스타터 등 — 실무에서 가장 흔한 사고 지점입니다)
- 전시회·데모데이 발표, 보도자료, 유튜브·SNS 홍보
- 논문·학회 발표
전부 '공개'입니다. 본인 공개에 한해 12개월 내 공지예외 주장이라는 구제 장치가 있지만, 출원 시 절차를 지켜야 하고, 그 사이 제3자가 비슷한 것을 공개·출원하면 꼬이며, 해외에서는 인정 범위가 나라마다 달라 수출 계획이 있다면 사실상 믿을 것이 못 됩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알리기 전에 출원하세요. 완제품일 필요도 없습니다. 핵심 원리와 구성이 정리됐다면 출원할 수 있습니다.
2. 투자 유치 관점에서의 특허
초기 투자 심사에서 특허는 기술의 실체와 진입장벽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객관적 신호입니다. 다만 투자자가 보는 것은 '특허 몇 건'이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 핵심 가치와 권리의 일치 — 회사가 파는 것이 그 특허로 보호되는가. 사업과 무관한 장식용 특허는 금방 들통납니다.
- 권리의 소재 — 특허가 회사 명의인가. 창업자 개인 명의로 되어 있으면 실사에서 반드시 지적됩니다(뒤에서 다시).
- 다음 라운드까지의 로드맵 — 핵심 1건 + 후속 출원 계획이 있는가.
정부 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비창업패키지, 디딤돌 R&D, TIPS 같은 사업의 기술성 평가에서 출원·등록 특허는 핵심 근거 자료이고, 벤처인증의 기술 혁신성 평가에서도 그렇습니다. 첫 특허 한 건이 인증·과제·투자 세 곳에서 재사용되는 셈이라, 초기 기업일수록 특허의 가성비가 높습니다.
3. 예산 배분과 출원 우선순위
초기 기업이 IP에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습니다. 원칙은 하나, "경쟁사가 무엇을 베낄 것인가"에서 시작합니다.
| 상황 | 1순위 | 이유 |
|---|---|---|
| 구조·방법을 보면 따라 만들 수 있는 제품 | 특허 (핵심 1건) | 기술 장벽이 곧 사업 장벽 |
| 브랜드·서비스로 승부하는 사업 | 상표 | 비용이 가볍고(류당 수십만 원) 영구 갱신 가능 |
| 외관이 팔리는 소비재 | 디자인 + 상표 | 카피 제품 대응은 디자인권이 직접적 |
특허를 낸다면 처음부터 여러 건을 벌이기보다 핵심 기술 1건을 제대로 쓰는 것을 권합니다. 부실한 3건보다 단단한 1건이 인증·투자·분쟁 모든 국면에서 힘이 셉니다. 비용 부담은 정부 지원사업과 관납료 70% 감면으로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고, 구체적인 금액 구조는 특허출원 비용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4. 직무발명 규정과 권리 귀속
기술은 사람이 만듭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회사를 떠날 수 있습니다. 직원(또는 공동창업자)이 개발한 발명이 누구 것인지는 직무발명 규정과 승계 절차로 정리해 둬야 합니다. 이게 없으면:
- 퇴사한 개발자가 권리를 주장하는 분쟁이 생길 수 있고,
- 창업자 개인 명의로 출원해 둔 특허는 투자 실사에서 "회사 자산이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으며,
- 뒤늦게 명의를 옮기려면 세금 문제까지 따라옵니다.
창업 초기에 직무발명 보상 규정을 만들고, 기존 출원이 개인 명의라면 빠르게 회사로 정리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규정 도입 기업은 정부 과제 가점 등 부수 혜택도 있습니다.
첫 상담 준비 자료
- 기술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 아무거나 — 그림, 발표자료, 시제품 사진 (형식 무관)
- 공개 이력 — 어디에 언제 무엇을 공개했는지 (펀딩·SNS 포함, 솔직하게)
- 사업 일정 — 출시·펀딩·투자·과제 신청 예정일
- 경쟁 제품 — 알고 있는 유사 제품·서비스
이 네 가지면 등록 가능성, 출원 범위, 일정, 비용까지 첫 상담에서 대부분 정리됩니다. 당소는 등록 가능성이 낮으면 낮다고 말씀드리고, 출원보다 영업비밀 유지가 나은 기술이면 그렇게 권합니다. 초기 기업의 돈은 아껴야 하니까요.
핵심 요약
- 공개(출시·펀딩·발표·SNS) 전에 출원 — 공지예외는 구제책이지 전략이 아님
- 투자자는 특허 개수가 아니라 핵심 가치와 권리의 일치, 회사 명의 여부를 봄
- 부실한 3건보다 단단한 1건 — 인증·과제·투자에서 재사용됨
- 우선순위는 "경쟁사가 무엇을 베낄 것인가"로 판단
- 직무발명 규정과 회사 명의 정리는 창업 초기에 — 나중엔 비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