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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경고장을 받았을 때 대응 순서

분쟁 · 심판 오웅 변리사·7분 읽기
"귀사의 제품은 당사의 특허 제○○호를 침해하고 있으므로 즉시 생산·판매를 중단하고…" — 이런 내용증명을 받으면 누구든 머리가 하얘집니다. 그런데 20건이 넘는 심판·분쟁 실무에서 본 경고장의 실체는 다양합니다. 진짜 위협도 있지만, 검토해 보면 침해가 아니거나 상대 특허가 무효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감정적으로 움직이면 지고, 순서대로 검토하면 카드가 보입니다.

0단계: 초기 대응 시 금지사항

회신 기한이 박혀 있다면, 필요한 경우 "사실관계를 검토 중이며 검토 후 회신하겠다"는 취지의 짧은 회신으로 시간을 확보합니다. 이 회신조차 표현이 중요하므로 전문가 검토 후에 보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1단계: 상대 특허의 실체 확인

경고장이 인용한 특허번호로 등록원부와 공보를 확인합니다. 체크 포인트:

2단계: 침해 여부 판단: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

침해 판단의 대원칙은 단순합니다. 상대 청구항의 구성요소 전부가 내 제품에 있어야 침해입니다(구성요소 완비의 원칙). 청구항 구성이 A+B+C+D인데 내 제품에 D가 없으면, 나머지가 아무리 같아도 원칙적으로 침해가 아닙니다.

그래서 실무 검토는 청구항을 구성요소 단위로 쪼개 내 제품과 1:1 대비하는 클레임 차트 작성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결론이 세 갈래로 나뉩니다.

검토 결과주된 대응
구성요소 일부가 없음 (비침해)비침해 논리를 담은 회신 / 필요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 공적 확인
침해 가능성 있으나 상대 특허가 약함무효 자료 조사 → 무효심판 청구 또는 협상 지렛대로 활용
침해 성립 + 특허도 견고회피설계, 라이선스 협상, 재고 처리 방안 등 피해 최소화 설계

3단계: 대응 수단의 선택

① 비침해 회신

클레임 차트에 근거해 침해가 아님을 논리적으로 회신합니다. 잘 쓴 비침해 회신 한 통으로 끝나는 분쟁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상대도 소송 비용과 패소 리스크를 계산하니까요.

② 무효심판

상대 특허의 출원 전에 이미 같은 기술이 공개되어 있었다면(선행기술),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청구해 권리 자체를 소급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국내외 문헌, 카탈로그, 인터넷 게시물까지 뒤지는 선행기술 조사가 승부처입니다. "무효 가능성 높음"이라는 검토 의견서만으로도 협상 테이블의 힘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③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내 제품이 상대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특허심판원에서 공적으로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소송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공인된 비침해 판단'을 확보해 분쟁을 정리하는 카드입니다.

④ 회피설계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를 빼거나 다른 방식으로 대체해 제품을 수정합니다. 청구항 문언을 정밀하게 분석해야 '회피한 줄 알았는데 균등침해'가 되는 함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⑤ 라이선스 협상

침해가 성립하고 특허도 견고하다면, 소송으로 가기 전에 실시료 협상이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위 ①~④의 검토 결과가 좋을수록 협상 조건도 좋아집니다. 카드는 협상 전에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반대 입장이라면 — 내 특허를 누가 베끼고 있는 경우에도 순서는 같습니다. 클레임 차트로 침해를 정리하고, 내 특허의 무효 리스크를 먼저 점검한 뒤(경고장을 보내면 상대는 거의 반드시 무효 자료를 찾습니다), 경고장 발송 → 협상 또는 심판·소송 순으로 갑니다. 준비 없이 보낸 경고장은 역으로 내 특허의 무효심판을 부르는 초대장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 바로 답장 금지, 성급한 판매 중단 금지, 정보 제공 금지 — 그러나 무시도 금지 (고의 침해 시 최대 5배 배상)
  • 침해 판단 기준은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 — 청구항 구성 전부가 있어야 침해
  • 카드: 비침해 회신 / 무효심판 / 권리범위확인심판 / 회피설계 / 라이선스 협상
  • 무효 가능성 검토는 협상의 지렛대 — 카드는 협상 전에 만든다
  • 경고장을 보내는 쪽도 무효 리스크 점검이 먼저
오웅 대표 변리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 출신. 특허법인 태평양·광장리앤고를 거치며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5개사를 전담 대리하며 누적 400+건의 출원·등록 업무와 20+건의 특허분쟁/심판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창업진흥원 예비 심사위원, 조달청 평가위원 등으로 활동중이며, 지원사업과 연계하여 고객에 가장 적합한 IP 전략을 자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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